[법과사회] “민주적 통제”, 예견된 검찰총장 감찰 논란

장영락 기자I 2020.11.22 00:05:00

법무부 검찰총장 직접 감찰 시도
대검 "드문 일" 감찰관실 방문조사 거부
지난해 감찰규정 개정해 직접 감찰 강화, 사유도 확대
여권 '민주적 통제" 압박, 야권은 "불법감찰"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현직 검찰총장의 행태를 문제 삼는 여권에서는 종종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말합니다.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 조직의 특성상 민의를 대변하는 입법부와 행정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 논리입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얼마 전 법무부장관의 지휘권한을 부정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민주주의를 이해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추미애 장관이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하려는데 그걸 왜 거부하느냐는 겁니다.
사진=뉴시스
이번 주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감찰이 논란을 빚으면서 이 민주적 통제의 범위와 정당성에 대한 논쟁은 더욱 강하게 불붙었습니다. 추 장관은 행정 기관장에 대한 적법한 감사라고 주장하지만, 윤 총장을 옹호하는 야권에서는 ‘정치적 압박’, ‘불법 감찰’이라며 추 장관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드문 일”, 직접감찰 거부한 대검

일단 대검은 지난 19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의 방문조사를 거부했습니다. 대검은 “법무부가 직접 감찰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라며 “일반적으로 감찰 당사자에게 어떤 혐의로 감찰받는지 통보한 뒤 서면으로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대면조사는 그다음에 하는 것이 통상의 감찰 절차”라며 총장에 대한 감찰을 거부한 이유를 들었습니다.

“드문 일”, “일반적으로”, “통상 절차” 등의 표현으로 충분히 짐작 가능하듯, 대검의 총장 감찰 거부 이유는 법률을 포함한 규정에 근거하기보다 단지 ‘보통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같은 충돌은 지난해 이미 예견됐습니다. 조국 전 장관 임명 사태로 홍역을 치른 법무부가 지난해 10월 법무부 감찰규정을 개정해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직접감찰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법무부는 직접감찰 사유를 기존 3가지에서 7가지로 확대하고 자료 요구권도 가지도록 했습니다.

특히 제5조의2 (법무부 직접 감찰) 조항을 개정해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감찰 사건인 경우” 등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 담보가 어려워 법무부장관이 감찰을 명한 경우에 직접 감찰을 실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감찰규정이 정한 감찰 대상은 “법무부 및 검찰청 소속 공무원”이므로, 검찰청 공무원인 검찰총장 역시 이같은 규정에 따라 감찰 대상이 되는 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윤석열(왼쪽) 검찰총장. (사진=뉴시스)


지난해 직접감찰 규정 강화… 충돌 예견

그러나 대검의 거부 이유도 근거가 아예 없지는 않아 보입니다. 감찰규정은 ‘감찰의 준칙’으로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감찰대상자 소속 기관장이나 관계인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다”, “감찰에 필요한 자료요청은 필요 최소한으로 하고 자료제출의 양과 제출기관의 인 력등을 고려해 충분한 준비기간을 부여해야 한다” 등의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전 소명 없이 감찰관실이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대검이 주장할 여지도 있는 셈입니다.

다만 “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주장이 원칙적으로 틀린 것과 같은 이유로, 자신 역시 검찰 소속 검사인 검찰총장도 법무부 직접감찰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검찰총장이 법률에 명시된 근거 없이 ‘차관급’ 대우를 받는다고 해서, 감찰도 일반 검사와 달리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법은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올해 중순부터 본격화된 현직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대립은 이제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낄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두 사람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합니다.

확실한 것은 기존의 관행과 관성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현직 장관은 취임 후 수사지휘권을 두 차례나 발동하며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통제를 명확히 한 상태고, 총장 역시 정부 기조에 동의하지 않으면 자진 사퇴를 택했던 전임자들과 달리 보장된 임기를 채울 것을 공언하며 노골적으로 반기를 든 까닭입니다.

특정 정치진영에 대한 선호를 떠나 이번 사태의 결말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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